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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좋아하는 사람   six/sept.
조회: 2569 , 2016-04-08 22:12

봄에 맞춰
왠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것 같다.

책을 읽다가 자꾸 한숨,
과제를 하다가도 자꾸 헛웃음.
혼자 있으면 뭘 할 수가 없어서 자꾸 밖으로 나간다.

도서관에 앉아서 책을 펼쳐도
그 사람 옆 모습이 생각나서 또 한숨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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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것 같다.
이번 학기에 처음 보는 사람.
편입생이라는데-

사실 개강 둘째 주 쯤,
발표를 하는 그 사람 모습을 보고 괜찮다는 생각을 얼핏 했다.
일주일 후에는 웃으며 말을 걸길래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 주에는 수업 시간에 내 대답이 웃겼는지,
뒤를 돌아서 날 보며 웃길래
마주 웃어줬다.
이번 주에는 수업에 오자마자 엎드리길래
피곤한 일이 있나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인사도 못 하고 자꾸 지나치고 있다.

말을 건넬 타이밍을 자꾸자꾸 흘려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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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총 두 개를 같이 듣는다.
하나는 분할 수업이라 일주일에 세 번 얼굴을 보는 셈.
월요일에 같이 듣는 수업에서는 내가 뒤쪽에 앉고
그 사람이 앞쪽에 앉아서
나는 교수님을 쳐다보는 핑계로 그 사람 뒷모습을 계속 쳐다본다.

머릿결이 좋아서 움직일 때마다 찰랑찰랑 거리는 게 보기가 좋다.
움직일 때마다 살짝살짝 보이는 옆모습이 둥글둥글 귀엽다.
손으로 머리를 자주 쓸어넘긴다.
열심히 구렛나루도 다듬는다.
햄스터 같다.

교수님의 질문에 대답을 할 때는
살짝 손을 든다.
그리고 조목조목 잘 대답한다.
목소리가 좋다.
펜을 든 손가락이 가늘고 손톱이 길다.

카키색 맨투맨은 어깨와 폼이 넓다.
입으면 귀엽다.
검은색 블루종을 입으면 멋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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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과제를 해야 하는데 자꾸 이런 글이나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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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걸거나 인사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
그냥 인사를 해버리면 어떻게 생각할까?

월요일에 보면 안녕하세요, 하고 눈 인사 해야지.

꼭꼭!
이렇게 계속 썡까면 
그 사람도 나를 어렵게 생각하고
어색한 사이로 굳어진단 말이야.
다음 주 정도가 마지노선!

아 빨리 월요일 됐으면 좋겠다.

정은빈   16.04.22

너무 달달하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