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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느님
 사고싶고, 해야하고, 하고싶고.   미국에서의 삶
춥다고 하네요. 조회: 591 , 2022-12-27 15:22
아직도 침대 생활을 이어가는중...  살이 10kg 가까이 빠졌다. 
최근들어 엄청 춥다는데, 집에만 있어서 실감이 안난다. 화씨 32도까지 내려갔으면 엄청 추운건 맞다.
하지만 플로리다의 겨울은 고작 일주일정도만 반짝 춥고 눈도 내리지 않는다. 조만간 다시 따뜻해 질거다.
제이슨 형이 엊그제 휠체어를 렌탈해 주었다. 덤으로 목발까지 사줬다. 참으로 고마운 형이다. 
덕분에 넓은 집안을 좀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돌게 되면서 낮잠도 많이 자다보니 잘 꾸지 않던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는 꿈도 자주 꾸고,
깨어 있을때는 누워서 영화도 보고 아이배드로 플스5 나 닌텐도 스위치를 하며 시간을 때우지만, 
멍하니 생각에 잠길때도 많다. 물론 일에 대한 생각도 많이 포함 되어 있다. 
매니져라는 포지션으로 내가 하는 업무의 몫이 분명 있지만, 
사회생활에 찌들어 점점 나이가 들어가던 시점부터 젊음의 패기가 줄어드는 만큼 나 하나 없어도 어떻게든 회사는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의 능력을 그들이 분명 커버할 수 있을거라 믿게 되었다. 업무에서 내손이 비워진만큼 그들이 얼마나 더 바쁠지는 가늠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겸손해짐과 동시에 동료들의 능력으로 어떻게든 될거라 믿고 인정하게 되었다.
몸이 불편해서 그런지, 맘은 편하지 않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세일즈맨들과 여전히 소통하며 집에서 업무도 열심히 하고 있어서 크게 눈치는 안보인다. 아니 안보일거라 나에게 암시하는 걸지도...ㅎ 하지만 현재 내가 겪는 일 또한 당분간 큰 변환점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대놓고 편히 지내보려 맘을 놓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크리스마스... 여자친구에게 선물도 받고 프로포즈도 받았는데, 난 정작 올해 크리스마스에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넘어갔다.
시기는 놓쳤지만 몸이 회복되는대로 일상에 복귀하면 분명 꼭 보답할 것이다. 
너무도 기특하게 늘 서포트를 잘해줘서 고맙다.
몸이 나아지면 해야할 일도 잔뜩 밀려있고, 사고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들도 많이 모아뒀다. 
언제쯤 자유로이 두발로 걸을 수 있을까. 
아마도 그때가 기다려지는 이유는 
해야할 일들을 하고싶은 일로 여기고 있어, 부담감보다 기대감이 더 커서 그럴거라 생각한다.
두고보면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