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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더 나은 나   2024
조회: 199 , 2024-08-03 01:29
8월이 갓 시작된 휴가 속의 어느 날


4월에 하나의 작은 이별이 있었다. 
진단명이 생긴 친구의 조카를 잠시 가르쳤는데  
아이가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일을 맡을 때 지인과 일의 두 범주를 늘 분리해왔었는데 그걸 처음 넘어온 아가여서 두 배로 뭔가가 왔다. 
충격,
얘가 날 후두려쳤다.

가족이 느꼈을 아픔과 슬픔 충격이 컸고 사인을 알기 전까지 말조심을 하느라 슬픔을 표현하는 것을 참았었다. 내가 받은 충격적인 감정보다 그 가족걱정이 더 컸었다.
내 감정도 제대로 못 느꼈었으면서...

아이는 심장마비였다. 아이가 .. 
어린데..

계속 걸어다녔다. 걷지 않고는 가만히 있는게 어려웠다. 
이후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고 손 발이 습진처럼 다 벗겨져나가고 있다.
바뀐 일정은 기억이 안났다. 지금은 괜찮아졌다. 

마지막은 아픈 아이를 더 시켜야 하는데 왜 아프냐했던 독한 말을 남긴 친구를 향한 말도 안되는 분노.
가족이라면 누구라도 나서서 진행시켰을 프로그램이었고 슬픔에 잠겼을 친구를 향했던 이 이상하고 독한 감정을 마주하고서 비로소, 내 인성이 충격에 무너진 것인지 내가 문제가 있었던 건지 나를 탓하고 혼자 울며 정신차린 뒤 미안함에 친구를 제대로 대하지 못했던 시기도 지나갔다.

다만 소화불량과 수면장애 공복혈당장애 감정의 빠른 소모 등. 
참 여러 가지 것들을 남겼다.

그래서 참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을 거부하거나 부정하지 않았다. 
배고프면 먹고 잠이 오면 자고 즐거운 활동을 만들었다. 
내가 기쁨, 슬픔, 연민, 분노 등 어느 한가지에 깊이 빠지지 않도록 노력할 때 가끔 숨이 찬다. 숨까지 참고 집중하고 있다. 

감정의 빗장은 열었는데 몸이 닫힌 게 어렵다. 호흡을 해봐도 그 때 뿐이니 운동을 해야 한다. 
일도 일주일을 통으로 쉬기로 했다. 
아버지는 내가 낮에 자꾸 자니까 밤에는 깨있을거라고 하셨는데 
밤에도 잠이 왔고 내리 3일을 잤더니 몸이 가볍다. 

살이 붙어 가볍다는 건 말장난같지만 
느낌상 무거운 포대자루같았다.


결국 더 나은 나는 내가 나를 알고 잘 먹이고 재워주고 나의 감정을 잘 조절하도록 해야만 어떠한 일에도 충분히 다시 제자리를 찾을만큼의 강인함을 길러준다는 것을 알았다. 균형과 선택과 조화. 


인생은 아름답다. 숨을 쉬게 하고 보살피게 하고 마음을 남기고 많은 것을 배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의 힘을 받아 무언가를 하다보면 삶이 운좋게 좋은 결과만 주는 것은 아니고 그 운을 만들어 내기 위한 평범한 아픔과 실패를 더 많이 겪는다. 

아플 것이고 아픈 시간을 겪는게 두렵게 여겨진다. 
시간과 함께 지나가겠지만 다음에는 잘 극복하기 위한 연습을 해야하겠지. 

나를 잘 챙겨보자. 
힘들면 힘들다고 좀 덜 일하기로 하고 
내가 의미를 가지지 않는 것에 지치도록 두지 말자.
그렇지만 일은 항상 나를 일으켜세워주는 도움이어서 
마음을 덜 쓰는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숨을 좀 쉬어가며 몸운동하고 적극적으로 겪어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돌아오자. 
지금 이 마음 이 순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