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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silen
 문뜩 들려오는 많은 말에 현실감이 없었다.   일상
조회: 86 , 2024-11-13 09:00


일기를 조금 쓰려 한다. 그러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병에 덕분인지 때문인지.

자취를 남기고 싶어졌다. 이런 글조각도 그 자취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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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그 날로부터 7개월이 흘렀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정말 무슨 소설과도 같은 날짜와 시간이였다. 라고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때는 2024년 03월 27일 수요일. 음력으론 02월 28일.

캘린더에 하트가 붙어있는 날. 그러니까. 음력으로 쇠는 어머니 생신이였다.


그 날은 재택 근무를 하는 중이였고. 부산스레 가족들이 모두, 저녁 일정으로, 맛있는 고깃집이라도 가자.

하는 날 이였다.아픔과 슬픔이 끼지 않았으면 하는. 방긋 웃음만이 있었으면 하는 하루 였다.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홀로 코드를 만지고 재작거리는 일에 외로움을 겪었던 적은 몇 번 없었었는데.

그 있지 않은가. 부족한 실력 때문에, 혹은 반대로 넘치는 업무 때문에.

야근을 홀로 하며 괜시리 서글프다 생각이 드는 때 정도... 였다만.


문뜩 오후 중에 전화가 왔다. 전화가 온 것은 KMI 수원 지사.

일주일 전에 받았던 건강검진이 떠올랐다. 보통은 이리. 전화를 주지 않을텐데.

하고 떠올랐던 것은. 수면 내시경 이후의 광경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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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흘려 넘겼다. 아니, 아마 흘려 넘기고 싶었던 것 같다. 위내시경을 위해 수면 가스를 마시고. 깨어난 후에 상황은 평소와 조금 달랐다. 보통이라면 헤롱대며 다음 검사로 향하기 마련이였는데. 내가 깬 것을 확인한 간호사분이 다시금, 검사실로 나를 불렀었으니까.


아마도, 검사를 진행해주신 선생님. 그 분이 영상을 보여주며 이야기 하시더라.

'검사 들어오기 전에 '조직검사' 싸인하신 건에 대해서 요금청구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 보면...'

하고 보인 곳은, 위 내시경 영상의 일부. 누가 보아도 이상한 모양새의 속의 살이 보인다.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려보셔야할 것 같습니다만. 아마...'

하고 조심스러운 말씀을 주셨다. 각오를 하셔야할 것 같다고.

'''


일주일이 흘렀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자기 보호를 위한 본능적인 잊음. 였던 것 같다.

일주일간,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었거든. 그런데.


'암세포 소견이... 조직검사 내용에 나왔거든요...'


상당히 조심스러운 간호사 분의 말과 함께. 어서, 병원을 잡으셔야한다.

현재 의료 파업 때문에, 서울권은 병원을 잡지 못한다. 수도권 쪽도 현재. 유명 병원들은

사람이 많이 밀려있다. 수원 성빈센트 병원, 또 어디. 어디... 정도 추천드린다.

라는 이야기가 귓가에서 멤돌다 사라진다.


내 나름 다사다난 했던 삶 속에서. 이토록 큰 충격은 없었던 것 같았다.

잠시 마음을 추스리고. 알겠다. 저도 정보를 알고, 상의를 해보고 다시 전화하겠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근무중이라는 것도 잊고 병원에 대해, 그리고 내 상황에 대해 냉정히 생각해보려 했다.

그런데.


잠시 외출하셨던 어머니가 들어오시더라. 자연스레 들어오셔서 웃으며 인사하고,

소파에 앉아 다시금 영상을 보시는 어머니가 문뜩 눈에 들어왔다. 절로 눈물이 고이려한다.


누군가는, 이런 일을 겪으면. 가족에게 감쪽같이 숨기고 홀로 해결하여 걱정을 주지 않는 방법은 택한 사람도 있었다 들었다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던 모양이였다.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였던 모양이지. 혹은. 최대한 빨리. 알려야된다. 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 때의 내 판단은. 그랬던 것 같다.


'엄마. 저. 그...'


건강검진에서요. 그게... 어물쩍 거리며 말했던 말은 솔직히 지금에 와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

흐리려는 눈물 참는데만 급급하여서. 좋은 날에 이런 말을 건내어서 미안하다고. 결국 같이 울었던 것 같다.

불효자도 이런 불효자가 없었다. 라고 생각했다.



프러시안블루   11.13

응원합니다

Kaysilen   11.18

응원과 관심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