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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카피라이터가 되씹는 카피들 (장수연)  
조회: 4297 , 2011-12-29 14:24






■ 한국의 名헤드라인 모음중에서....

ㅇ 오는 7월 28일, 위대한 마야문명이 다시 사라집니다
    -자연사 박물관 마야문명 특별전 (외국)  (110쪽)

ㅇ 유럽에 없는 유럽 -터키관광청- (116쪽)

ㅇ 마음을 묶지 않는 2주간 -타이관광청- (116쪽)

ㅇ 높이 올라가는 청룡열차도 없습니다.
    바이킹도 없습니다.
    직행 항공편도 없습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 

    자연의 조그만 비밀 -버진 아일랜드 - (118쪽)

ㅇ 이런 무서운 놈은 또 없을 거라고 프린터 업계가 수근거립니다.
    "하지만 히트작엔 늘 속편이 있습니다"
    NEXT
    사진보다 선명한
    삼보 6색 프린터
    1440의 맛수 입니다.  (164쪽)

ㅇ 체이스컬트 '정직한 젊은이들' 시리즈
 
    내가 격은 그대로 후배에게 강요할 수도 있었죠
    그러나, 난 잔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믿기에....
    정직한 젊은이들 체이스컬트 (242쪽)

ㅇ 이것은 성난 황소 앞에서
    빨간 깃발을 흔드는 것과 같다 -란제리 (외국)   (245쪽)

ㅇ 감정가 30만원
    판매가 6만9천원 -진도패션   (258쪽)

ㅇ 1972년생의 꿈, 입사 20년 후에도 튄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 신세계 (259쪽)

ㅇ 한번 문을 열면 결코 문을 닫지 않는 사업입니다 -LG25시 (261쪽)

ㅇ 새벽 2시에 나가보면 성공사업이 보인다 -써클 K (261쪽)

ㅇ 근시는 스포츠를 싫어한다?

    안경 쓴 아이 중엔 체육을 싫어하는 아이가 많다고 하죠?
    그 이유는 시각 기능의 저하로 스포츠처럼 먼 시야에
    의존하는 활동을 피하기 때문이랍니다
    그 대신 가까운 곳을 들여다보는 독서,
    학교 공부는 흥미를 갖는 경우가 많지만
    시력은 점점 약해지므로
    눈 건강은 평소에 돌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번 나빠지면 다시 좋아지기 힘든 소중한 눈
    모아겐으로 지켜 주십시오

    건강한 눈을 모아 모아서 -모아겐  (274쪽)


ㅇ 선보는데 인상은 왜 쓰지?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내 33세의 찬란한 총각시절을 마감해도 좋다고 결심했지요.
    그런데 잠깐! 왜 저렇게 인상을 쓰고 있지?
    에구, 틀렸구나 일어서려는데
    허둥지둥 그녀가 다가와서 던진 한마디는…
    그날 눈이 나쁘다는 그녀의 고백이 없었다면
    우린 지금 남남이 됐을 뻔했지요.
    한 번 나빠지면 다시 좋아지기 힘든 소중한 눈,
    모아겐으로 지켜 주십시오.
    건강한 눈을 모아 모아서-모아겐    (277쪽)






ㅇ 청춘을 짧고, 노후는 길다 -신한은행 (280쪽)




■ '샘이 깊은 물'에 게재된 돌출광고들


<음반 '강강술래'>

강강술래
이 나라에서 가장 비싼 음반 한 장 사세요!

-예, 오천팔백원짜리니 가장 비쌉니다
그러나 제작 경비도 가장 비쌌고, 그 뜻도 가장 비쌉니다-

지난해 십일월치 [샘이 깊은 물]에 나온 황지우씨의 글
'바람이 데려간 강강술래'를 기억하시죠?
그때에 그 '우수영' 아낙들의 강강술래를 현장에서
녹음하던 사연도요.

그 '강강술래'가 음반으로 나왔습니다.
서울의 무대에거 도식화된 것말고,
그것을 현장에서 몇 백년 동안 불러오던
그 해남 우수영 마을의 여염집 마당에거
선둘네, 남화각시, 끝심이의 앞소리에 따라
그 동네 아낙 몇 십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사십이분 사초 동안 부른 강강술래 말씀입니다.
바람소리, 개 짖는 소리까지 들어 있는
진짜배기 강강술래입니다.
찡 하는 감동 없이 들을 수 없는 노래이자,
살아있는 역사의 기록입니다.

가리개 병풍처럼 펼쳐지는 '더블 자켓'에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더블 쟈켓 속은 국·영문 해설문, 전체 가사 및
그 주석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이 음반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글자를
거느리고 나가는 음반이 될 터입니다.

「샘이 깊은 물」독자들을 위해 한정판으로 나왔습니다.
레코드 가게에는 없습니다.
백구십사면에 있는 엽서로 오늘 주문하십시오.
송료는 저희들이 부담합니다.   (286쪽)



<한식점 '와룡동'>

와룡동에서
오늘은 점심 먹고
내일은 저녁 먹고




땅이 그리운 분,
땅의 음식이 그리운 분을 진정코 섬기는 뜻으로
그 자리에 땅 이름을 간판으로 내건 한식점.




그러나 여태까지 지녀 오신 한식점의 선입관을 뒤엎는 곳.
차분한 현대적인 분위기에서
맛있는 한식 몇 가지만을 기름내 맡지 않고
기분좋게 잡수시는 곳.




그리하여 오늘 오셔서는 점심 잡수시고
내일 오셔서는 저녁 잠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식구 나들이, 외국 손님 접대, 점잖은 잔치,
친구 모임을 위해서 독방들도 있습니다. (287쪽)





<한정식집 ‘남문’>




외국 손님
한식 대접?




진짜 한정식을 외국 손님에게 대접하고 싶어도
식당 음식이 ‘부끄러워’그리하지 못하시지는 않았습니까?




‘상다리가 휘어지게’, ‘푸짐하게 나왔다’하면
‘질리게’ 하는 것이요, 짠 것, 매운 것 투성이이고
오래전에 장만해 맛 간 것이기 쉽습니다.




저희집에서는 많은 것, 질리게 차리기보다는
진짜배기 몇 가지 끼니 직전에 정성들여
정갈히 장만해 상에 올립니다.
되도록 남지 않도록 차리되, 더 달라 하시면
얼른 더 드리고, 남은 음식 죄다 버립니다.




접시마다가 타협 없는 전통 서울 음식입니다.
김치, 간장 a말고는 다 막 장만한 것이어서 맛도 있고,
멋도 있습니다.
여자 팔지 않고 맛과 멋을 팝니다.




게딱지 같이 작은 집이어서 방이 몇 개밖에 없으므로,
또 오실 손님 헤아리고 장을 봐와야 하므로
외람되나마 전화예약을 미리 받고 모십니다.  (288쪽)





<어부해물탕집>

어디 마땅한 집 없을까?

오랜만에 동창을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
게다가 음식맛도 괜찮은 그런 집 어디 없을까?

대학로 문예진흥원 뒤 쟁이와 꾼들의 집으로 알려진
'어부 해물탕'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의 기대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창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나라의 장래와 뉴키즈 신드롬을 함께 걱정하는 세대면 좋습니다.
살아온 이야기와 살아갈 이야기가 함께 용해되어
'얼큰하고 개운한' 국물맛이 더욱 구수합니다.

논 퍼니처…
말이 되는 소린지 모르겠습니만 저희들은
호화로운 실내장식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원가 이야기가 아니라 70년대 사고방식밖에 모르는
이 집 주인의 고집 때문입니다.

저희 집에서는 오래 얘기 나누시는 분들을 좋아합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전화는 물론 팩스까지 갖추어 놓았습니다.
오래 이야기하다보면 사무실에 연락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기에…
또 포스트 모던 이야기를 나누시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찾아보실 수 있도록 각종 사전류도 갖추고 있는 중입니다.   (289쪽)



<통인익스프레스>

맘먹고 장만한 정든 세간
거의 다 이사 때에 망가집니다

담요로 씌우고 어쩌고 하면 안전하다고들 하지만,
막상 옮겨 놓은 뒤에 보면, 깨지고, 금가고, 긁히고,
어그러지고, 뭉개지기 십상입니다.
누가 보상해준다고 해서 그 정든 물건 되살아납니까?

해결책은 이삿짐을 애초부터 잘 포장하고
조심스레 나르는 업체에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테면, 십여년 동안에 걸쳐 해외 이삿짐을 다루어 온 솜씨로
국내 이삿짐을 다루를 저희 '통인 익스프레스'
같은 데 말씀입니다.

이사할 때면 꼭 저희를 불러주세요.
비용은 고작 조금 더 비쌀 뿐입니다.
또 저희는 해외 주재원, 유학생의 이삿짐을 꾸리고
부쳐드리기도 하며,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외국에 주재하실 분의 이삿짐을 맡아
보관해 드리기도 합니다.   (291쪽)


<박나섭옹의 '옹기 장독대'>

진짜 옹기 '장독대'를 팝니다

흔히 전화 단추만 눌러 간장, 된장, 고추장을
문전에 배달받아 먹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흔히 불결하고 몸에 해로운 것입니다.

또 그런 '공장'식품이 싫어서 집에서
소규모로 담가 먹더라도,
시골에 놔둔 것은 너무 커서 시장에서 사온 그 반짝거리는
신식 옹기를 사다가 미니 장독으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거의 죄다 광명단 발라 낮은 온도로 구운
몸에 해로운 옹기들입니다.

세상의 기대를 완전히 뒤엎고
'하찮은' 옹기로 올해의 「전승공예대전」에서 온 나라가
탐내는 「국무총리상」을 탄 시골 노인 박나섭 씨가
옛날식으로 흙을 개어, 옛날식 식물성 잿물을 발라,
옛날식 가마에서 높은 온도로 만든 진짜 옹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핵가족, 현대 주택과 아파트의 규모에 맞게
작게 만들었습니다.
또 옛날처럼 구운 것 거의 죄다 내다 팔지 않고
아름다운 것만 골라다가 내놓았습니다.
쓰임새가 현대 생활에 꼭 알맞을뿐더러 아름답디 아름다워
현대 주택의 마당이나 거실, 아파트의 발코니에 뇌두면
빼어난 예술품이 됩니다.   (292쪽)





 


■ 바디가 빼어난 카피

<인디아항공>

인도에서 돌아오는 길
사람들은 저마다 부처의 얼굴을 닮아 있었다

발부리에 채이는 돌 하나에도 인생의 깊은 뜻을
생각하게 하는 정신의 나라 - 인도.
우람한 회교문화와 질박한 힌두문화, 단아한 불교문화의
진수를 훑어보는 것은 인도가 아니고선 구할 수 없는 기쁨입니다.
그 옛날 석가가 보리수나무 아래서 인생의 진리를
ㄲ우친 부다가야, 불법을 처음으로 설교한 땅 사르나트,
그의 마지막 숨결이 남아 있는 유적지 쿠시나가르를
차례로 밟으면 곳곳에 서려 있는 인도의 향기와
성자의 음성에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발길 닿는 대로, 눈길 이끌리는 대로 대자연과 문명의 자취에
탐닉하다가 천년을 흘러온 갠지즈 강물에
때묻은 마음을 씻노라면 인도의 참 정신이 무엇인지 가슴을 적셔올 것입니다.
몸 닿아보지 않고는 도저히 짐작도 할 수 없는 不可思議의 땅-
지금, 인도가 '천의 얼굴'을 하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94쪽)





<닥터스>

그들의 신은 히포크라테스
그들의 향수는 포르말린이었다

여자와의 침대 속에서도 300개의 근육과 250개의 혈관,
208개의 뼈를 더듬고 암기하는 하버드의 의대생들.
딱딱한 학문에 갇히기보다는 사랑의 격류에
휘말리기를 원하는 하버드 의대생들의
학문의 길, 사랑의 길, 인간의 길 (295쪽)

 

<제이빔>

오늘도 나의 하루는 행진곡풍,
그녀를 만날 땐 왈츠풍으로?




6:15 am-팔굽혀 펴기 50회! 오늘 하루도 자신있다

10:30 am-'기획서가 맘에 드는군요' 들을수록 기분좋은 소리

4:25 pm-커피타는 건 내 특기, 옆자리에 한 잔 놓아두고

7:00 pm-처리하지 못한 일이 약간, 내일을 위해 남겨둔다

9:40 pm-그녀의 집앞에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
            사랑의 풀은 쉬 자라지 않는구나

11:00 pm-독학 에스페란토어, 오늘은 3페이지만 하고
              자기로 했다   (304쪽)


<삼성생명/아버지편>

스물 아홉
열 네 시간을 기다려서야 자식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신을 믿지 않았지만 당신도 모르게 기도를 올렸습니다




서른 일곱
자식이 초등학교를 들어가 우등상을 탔습니다
당신은 액자를 만들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습니다
아직도 당신의 방에는 누렇게 바랜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마흔 넷
일요일 아침, 모처럼 자식과 뒷산 약수터로 올라갔습니다
이웃 사람들이 자식이 아버지를 닮았다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당신은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흔 여덟
자식이 대학입학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당신은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지만,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쉰 셋
자식이 첫 월급을 타서 내의를 사 왔습니다
당신은 쓸데없이 돈을 쓴다고 나무랐지만,
밤이 늦도록 내의를 입어 보고 또 입어 봤습니다




예순 하나
딸이 시집을 가는 날이었습니다
딸은 도둑 같은 사위 얼굴을 쳐다보며 함박웃음을 피웠습니다
당신은 나이들고서 처음으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오직 하나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며 살아온 한평생
하지만, 이제는 희끗희끗한 머리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306쪽)


<삼성생명/어머니 편>




스물 하나
당신은 고개를 두 개 넘어 얼굴도 본 적 없는
김씨댁의 큰 아들에게 시집을 왔습니다




서른 여섯
시집 온 지 오년 만에 자식을 낳았습니다
당신은 그제서야 시댁 어른들한테 며느리 대접을 받았습니다




서른 둘
자식이 밤늦게 급체를 앓았습니다
당신은 자식을 업고 읍내 병원까지 밤길 이십 리를 달렸습니다

마흔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당신은 자식이 학교에서 돌아올 무렵이면 자식의 외투를 입고 동구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체온으로 덥혀진 외투를 입혀 주었습니다




쉰 둘
자식이 결혼할 여자라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당신은 분칠한 얼굴이 싫었지만 자식이 좋다니까 당신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예순
환갑이라고 모처럼 자식이 돈을 보냈습니다
당신은 그 돈으로 자식의 보약을 지었습니다




예순 다섯
자식내외가 바쁘다며 명절에 고향에 못 내려 온다고 했습니다
당신은 동네 사람들에게 아들이 바빠서 아침 일찍 올라갔다며
당신 평생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오직 하나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며 살아온 한평생
하지만, 이제는 깊게 주름진 얼굴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어머니라 부릅니다 (308쪽)



<거손>




여의도 63빌딩에 있는
어느 광고회사 사장의 라이터




광고계에 어느 정도의 연륜이 있는 분이라면
이 라이터의 주인이 누구라는 것을 짐작하시겠습니다만,
바로 광고회사 거손 - 차양수 사장의 라이터입니다.




사장의 라이터가 300원짜리라니
너무 격이 떨어지지 않느냐고 의아해하실 것입니다.
더욱이, 70명의 직원에 연간 취급고가 150억에 이르는
광고회사 사장의 라이터라면 당연히 그렇게 여기실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기왕에 얘기가 나왔으니 차양수 사장의 모습에 대해서도
몇가지 알려 드리죠.




그는 언제나 회색양복에 붉은 넥타이입니다.
(뉴욕 매디슨가의 광고쟁이들이 회색 싱글을 즐겨 입는다는
사실을 알고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5년동안 같이 지내면서도 다른 색깔의 양복과 넥타이를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악수를 할 때는 꼭 허리를 약간 구부리고 두손으로
상대방의 손을 잡습니다.




웃사람이나 아랫사람 가리지 앟고 언제나 같은 것을 보면
이 악수방법이 일부러 꾸며낸 것이 아닌 것은 틀림없습니다.
에티켓이 몸에 배인 사람들이 보기에는 촌스러울지 모르지만
저는 차양수 사장의 많은 모습 가운데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제스쳐라고 생각합니다.
자신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편하게
해주는 것은 쉬운면서도 어려운 일인데, 그는 아마 겸손이
천성으로 몸에 배인 모양입니다.




다시 라이터 이야기로 돌아가지요.
제가 얼마전에 외국여행에서 돌아와 차양수 사장에게
라이터를 선물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의 라이터가 눈에 거슬렸기 때문에(?)사장님의 체통에
걸맞는 제법 값나가는 라이터로 결정하는 데는 0.5초도
안 걸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라이터를 받은 지 열흘도 안돼서
다시 예전의 300원짜리 라이터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이 섭섭해진 이 소인배, 물어볼 수도 없고, 궁금해 하던 차에
술좌석에서 누군가 탐내는 사람에게 주어버린 것을 알았습니다.
욕심없는 사람이 아니고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300원짜리 라이터 500개쯤 살 수 있는 가격의 라이터를
가져본 분이라면 아실 것입니다.




차양수 사장 - 그는 욕심이 없으면서 욕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개인적인 일에는 욕심이 없으면서 회사와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욕심이 많습니다.




광고계에 13년째 몸담고 있는 저는 아직 차양수 사장만큼
열심히, 많이 일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과장이나 칭찬이 결코 아닌 사실입니다.
물론 그도 단점이 많은 보통 사람이긴 합니다만
광고회사 거손이 독립광고대행사로서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도
그가 그만큼 열심히 일하기 때문입니다.
자식은 부모를 닮고 직원은 사장을 닮아가기 마련이가 봅니다.
거손 사람들은 참으로 겸손하고 열심히 일합니다.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기 전에 소비대중에 대해
겸손한 마음을 먼저 가집니다.
진실하고 겸손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 아니고서는
오늘의 소비대중에게 어필하는 광고를 만들 수 없다는
마케팅 이론을 알고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거손사람들은 그저 천성으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끝으로 혹시 차양수 사장에게 라이터를 선물하실 분은
생각을 바꾸십시오.
며칠 안돼서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 손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겸손이 아직 몸에 덜 배인 거손사람 강영준 (319쪽)


<프로메이트>




    골프道




       -길이 아니거든 가지를 말라-




골프의 길이건 삶의 길이건 올바른 길은 결국 같습니다.
참된 골퍼들은 골프에서 인생을 배웁니다.




골프규칙 제1장은 에티켓입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예의입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골프에는 핸디가 있습니다
약한 자의 행디캡을 인정해주는 스포츠입니다.
공평하게 겨루자는 것입니다.




골프의 규칙은 지극히 까다롭습니다.
그렇지만 심판 없이 경기를 합니다.
양심과 자율이 기본입니다.




골프 룰의 주안점은 다른 사람의 경기를
방해하지 않는 데에 있습니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겠습니다.




스윙에 방해가 된다고 나뭇가지를
꺾으면 벌점을 받습니다.
자연훼손이 없어야 합니다.




스윙할 때 힘을 빼라고 합니다.
힘으로 덤벼서 잘 되는 일은 없습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입니다.




다른 스포츠도 그렇지만,
욕심을 부리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마음을 비울 줄 알아야 합니다.




어드레스, 즉 준비자세를 제대로 잡지 않고
서두르면 실패합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자신감, 집중, 정확성-
골프를 잘하는 3대 요건입니다.
모든 일에 해당하는 사항입니다.




스윙의 마지막 단계인 피니쉬를
소홀히 해선 안됩니다.
일의 마무리가 중요합니다.




골프는 목표지점을 향하여
수많은 장애물을 극복해 가는 인생항로,
바로 그것입니다.  (314쪽)



■ 10년차 카피라이터의 크리에이티브 소스

ㅇ 고민/
    놀이터 그네에서 1간 ,
    그 사이 고민 두 가지를 털어 버렸다 (40쪽)

ㅇ 노스탤지어/
    주차장이 되어버린 고속도로를 열 시간이나 걸려서 
    달리게 하는 동력이 바로 노스탤지어인 것이다 (41쪽)

ㅇ 그녀는 아름답다, 늘 그랬다
    나이를 먹을 때마다 그 나이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43쪽)

ㅇ 행복이란/
    거대하거나 웅장한 것이 아니다
    위대하거나 막강한 것도 아니다
    행복은 작고 예쁜 것이다. '솔직한 대화, 상대방의 장점 들추기,
    따스한 눈웃음, 다정한 스킨쉽, 서로 신뢰하기, 잘못 인정하기,
    목청 낮추기, 바른 취미생활 갖기, 건강을 위한 운동 등......... (44쪽)

ㅇ '고등어'에서/
     한때 넉넉한 바다를 익명으로 떠돌 적에 
     아직 그것은 등이 푸른 자유였다 (45쪽)

ㅇ 못가진 한보다 안가질 수 있는 긍지를 갖자 (46쪽)

ㅇ 20대/
    성에 대한 편견 없음
    시대에 대한 장애 없음
    인간에 대한 기준 없음
    그리고 속박과 굴레 없음 (47쪽)

ㅇ 두 분 다 어린 사람을 스스럼없이 친구라고 불러 주셨다 (51쪽)

ㅇ '상실의 시대'에서/
    나오코라는 상심한 영혼과
    미도리라는 발랄한 진실

ㅇ 남자와 여자가 결혼했을 때
    그들의 소설은 막을 내리고 그들의 역사가 시작된다 (52쪽)

ㅇ 어느 시인이 말했던가
    젊어선 사랑보다 좋은 말을 몰라서 못하고
    나이가 들어선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못 한다고 (53쪽)

ㅇ 지적이다 소리를 들을 만큼 자기 주관을 뚜렷하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여자 (54쪽)

ㅇ 사라의 화학변화 (55쪽)

ㅇ 사랑은 머물지 않으며 인생은 마르지 않는다 (55쪽)

ㅇ 그 분이 견뎌내고 있는 괴로움이 나무라면
    내 괴로움은 나뭇잎 하나였다 (57쪽)

ㅇ 나이는 먹는 것이 아니라 뱉는 것이다 (58쪽)

ㅇ 무용인, 홍신자/
    '춤을 잘 추면 기는 보이지 않고 춤만 보이거든요' (68쪽)

ㅇ 마음의 아름다운 나이테 '독서일기' (70쪽)


ㅇ 페이퍼기자 정유희/
    한달 전 기가 막힌 언어 조탁술로 나의 날개를
    뚝뚝 꺽던 사람에게 부상당했던 나는,
    순돌이 아빠가 권해 준 겸손주를 한 잔 마시며
    기운을 얻었다 (71쪽)

ㅇ 신경쓰지마! '너바나'/
    로큰롤이 단 한장의 앨범때문에 다시 시작되었다.
    커트 코베인은 우리를 대신하여  죽었고,
    거기서 정신을 배운다. 그는 시대의 방부제이며
    패배와 타협으로 점철된 그 모든 계약을 파기했다 (74쪽)

ㅇ 가을의 전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내부로부터 나오는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으며 이들은 그것을 운명으로 알고 산다
    이런 사람들은 미쳐버리거나 아니면 전설이 된다 (75쪽)

ㅇ 향수, 수많은 언어가 말하는 하나의 느낌 (77쪽)

ㅇ 새색시가 김장 삼십 번만 담그면
    할머니가 되는 인생  (90쪽)
   

ㅇ 전유성이 지어준 남의 가게 이름들/
    김학래의 등심집 <등심연구소 이랴이랴>
    어느 레게 카페 <수고하고 짐 진 자들아, 다 레게로 오라>
    재즈 카페 <재즈나 칭칭>
    죽 집 <죽맛 죽이네>  (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