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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줄 줄 몰라서   deux.
조회: 2265 , 2012-06-10 21:52



미안해.
난 줄 줄 몰라.
받는 것만 좋아해.

받지 않고 주는 건
싫어해.
내가 준 만큼 받지 못하는 것도
싫어해.

.
.


한 번도
무조건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줄
능력이 없었을 때도
나는 항상
뭔가를 대가로 지불해야만 했었어.
아무 이유 없이 사랑 받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어. 
그래서 
그런 느낌이 싫은 지도 몰라.
트라우마,
이겠지.



극복할 수 있을 거야.


내가 극복하고 싶어한다면
나는 극복할 수 있어.
얼마가 걸리든.


하지만 문득 서글퍼져.
과연 너와의 인연이 다하기 전에
내가 변할 수 있을까? 

아니면 네가 지나가고 나서야
조금은 후회를 하며
변한 내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까? 


.
.


아직은 잘 모르겠어.
나는 그냥 노력할 뿐이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해보려고.
내가 먼저 주고 싶지 않고
내가 더 많이 주고 싶지는 않고
그냥 받고만 싶고
나만 주고 돌려받지 못하면 자존심이 상하지만
그래도 줘보려고.


이렇게 줘보는 것도
경험이겠지.



그리고 만약 혹시
내가 준만큼 돌려받지 못하고
너와의 인연이 다하게 되더라도
나는 어느 날
문득 너와 관련된 어느 계기로
너를 떠올려
너로 인해 했던 고민들
너로 인해 노력했던 날들
너로 인해 배웠던 것들
너로 인해 변할 수 있었던 것들을
떠올리며
너에게 감사할 거야.



내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뭔지
그걸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 지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시도해볼 수 있게끔 
해준 사람,
으로 남게 될 거야.


그것만으로도
참 좋은 것 같아.


볼빨간   12.06.11

이 글을 읽으며, 나도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치김밥 좋아해요?
어떤 건 참 맛이 없는데
마요네즈와 참치, 깻잎과 밥의 조화가 정말, 적당한 참치김밥을 먹었을 때
"아, 정~~말 맛있다>_<"하고 그 맛 그대로를 표현하잖아요.
사람에게 사랑을 느꼈을 때 그 마음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연스럽게 말이에요. 김밥과는 달리 참 어려워요.ㅎ

李하나   12.06.11

그러게요. 김밥이 맛있다, 고 표현하는 건 참 쉬운데, '네가 참 좋아'라고 말하는 건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