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구에게
연애 상담을 했다.
그냥
툭 던졌다.
'나는 연애가 어렵다.'
.
.
왜 연애가 어려운가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나의 어두운 면을
상대가 얼마나 이해해줄 수 있을 지
잘 모르겠고,
그래서 두렵다.
나는 누가 나를 좋아하는 것이 싫다.
왜냐하면
나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게
싫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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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이야기했다.
이해해주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고.
그걸 알아보기 위해
만나고 사귀는 거라고.
바라는 게 싫다면
애초에 상대에게
밝히라고.
나에게 바라지 말아달라,
고 이야기 하라고.
어두운 면은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밝은 줄만 알았던 사람이
마음 속에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았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등을 돌리는 게 아니라고.
결국 그건
'아, 이런 면도 있었구나.'
라고 받아들여진다고.
그게 아니라면
헤어지면 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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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어려운 거지
사귀는 건 간단한 문제라고.
사랑해서 사귀는 사람은
드물다고.
'사랑하기 위해 사귀는 거라고'
.
.
연애를 한다고 해서
나의 일상이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그냥 조금
아주 조금
달라질 뿐이라고.
겁낼 것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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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하라고.
상대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 두려우면
그것 또한 표현하면 된다고.
내가 싫어하는 것이
느껴지면
상대도 그 이상 다가오지는 않을 거라고.
.
.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으면 된다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그런 사람을
만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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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처음은
어려운 거라고.
.
.
사랑에 관련된 내용을 가진
여러 권의 책보다
이 한 번의 대화가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
맞는 말이다.
나는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그리 큰 일이 아닐지도 몰라.
사랑은 어려울 지 몰라도.
사귀다보면
사랑할 수도 있겟고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
사랑하지 않으면
헤어지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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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쩐지
나는 사귀지 않는 상태에서는
마음을 표현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든다.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사귀는 것은 어떨까,
하고.
그냥
좋아한다고
나는 오빠가 좋으니
나와 사귀어보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해볼까,
하는 생각.
그러다
싫으면 싫은 거고
다른 사람이 좋다 하면 그런 거고
내가 좋다 하면
그건 참 좋은 거고.
그리고 나는
작은 상처를 핥은 뒤에
다른 사람을 찾으면 되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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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도 같이 든다.
그냥
좋아하는 마음을
다 표현해버리고
그냥 내 마음에서
떠나보내버릴까.
내 안에 가둬두고 있으니
내가 너무 힘들잖아.
그냥 다 퍼주고
깨끗이 바이바이해버릴까,
하는 생각.
.
.
처음이라서
밀당같은 것도 할 줄 모르고
상대가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
같은 것도 모른다.
그래서 더 자신이 없는 지도 몰라.
내가 서투르다는
그런 느낌 때문에.
하지만
그게 나름대로
메리트일 수도 있지 않을까.
솔직할 수 있잖아.
순수할 수 있잖아.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그냥 감정만을
드러낼 수 있잖아.
.
.
그냥 포기해버릴 수도 있지만
이렇게 놓지 않고
매달리는 것은
친구의 한 마디 때문.
'언젠가 인연이 나타날 거야.
아직은 나타나지 않은 지도 모르지.
하지만 만약 네가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잘 사랑할 수 없을 지도 몰라.
그 전에 준비를 해놓아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사귀어봐.'
.
.
내가 더 좋아하고 싶지 않아
내가 먼저 좋아하고 싶지 않아
오빠는 내가 아니라 다른 여자를 좋아해
오빠는 나한테 별로 관심이 없어
오빠는 여자를 만날 마음이 없어
핑계는 잠시 땅에 묻어두자.
다른 거 다 신경쓰지 말고
그냥 내 감정 하나에 충실해서.
.
.
또 다른 친구의 말처럼.
'좋아하는 마음을 왜 숨겨.
그 때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감정인데.
다른 것도 아닌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그냥 다른 거 신경쓰지 말고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해봐.
그리고 조급해하지마.
그 사람따위하곤 안 돼도 좋아.
그냥
연애해라'
.
.
응
안 돼도 좋아.
내가 보낸 감정을 그대로 돌려받지 못해도 좋아.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보답 받지 못할 위험을 무릎쓰는 것입니다.'
라는 말처럼.
언제나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마음일 수는 없겠지.
.
.
그냥 용기를 내보는 거야.
좋아져버렸는 걸 이미.
내 마음대로는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걸.
어떡하겠어.
.
.
오빠
있지
나 오빠가 좋아.
나
연애를 해본 적도 없고
좋아하는 거
표현해본 적도 없어서
솔직히
밀당이니
남자가 고백하게 만든다느니
이런 거 하나도 모르겠어.
그냥
오빠가 좋아.
오빠 연락을 계속 기다리게 되고
연락해주면 괜시리 기분 좋구
목소리 듣고 싶고
만나고 싶고
장난치고 싶고
만져줬으면 좋겠구
나한테 관심가져줬으면 좋겠어.
다른 여자한테 그러는 건 싫어.
좋아해.
오빠는 어때?
나랑 사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