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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너보다는 나   연애
조회: 2893 , 2012-09-11 10:15


친한 언니에게
혼자 있는 시간이 없어
참 힘들다고 이야기했더니


'네가 아직 그 사람보다 너 자신을 사랑해서 그래'
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참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오빠보다는 내가 좋은가보다.
그래서 내 혼자 있는 시간이 침해받는 게
너무너무 싫고 피곤한가보다.

어쩔 수 없다.
헿 
내가 아직 이런 걸.
아직 준비가 안 된 걸.



.
.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해주었다.
'하나야 원래 첫 연애는 대충하는 거야.
워밍업이야.'

하고 웃음이 나왔다.
어떤 사람하고의 관계를 대충할 수 있으랴만
언니의 말은
너무 그렇게 자책하거나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뜻인 것 같았고
처음은 누구나 휘청댄다는 말인 것 같았다.



.
.


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그냥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련다.



사귄지 정말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를 좋아해주어서 고마우니까'
'표현해줘서 고마우니까'
무조건 양보하고
무족너 싫은 소리 안 하고
무조건 오빠가 하자는 대로만 했다.
바라지 않기
내가 먼저 해주기
이러면서.

그런데 막상 그렇게 하다보니
점점 섭섭한 것이 쌓여만 가고
표현하지는 못하고
바라지 않는 것은 무관심으로 변해갔다.


나는
'나보다 너'의 그릇이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요즘은 자꾸만
'헤어져야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쉽게 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것은 후회만 남기고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니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요즘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헤어지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나는 누가 옆에 없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는 그런 생각.

누가 옆에 있음으로 인해
행복한 것이 아니라
누가 옆에 있음으로 인해
행복하지 않다면
혼자 있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맞는 생각이다.
이대로 자포자기하듯,
놓아버리듯 헤어진다면
다음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직감이 든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본다.
관계를 가볍게 여기지 않기 위해 노력해본다.


그러나
결국은 헤어지는 것 같다.
뭐 그리 심각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나는 한 번도 오빠를 사랑하지는 않았다.
좋아는 했어도.

지금은 확실히 지쳤다.
조금 떨어져 있으면 괜찮아질까.
그렇게 이야기해볼까? 


지금은 내가 오빠에게 지쳤으니
조금 나중에 만났으면 좋겠다.
나 혼자만의 시간을 좀 갖고 싶다.
그래도 오빠가 나와 계속 만나고 싶다면 기다려 달라.
오빠는 학교 생활에 집중하고
나는 내 생활에 집중하고
우리 방학 때 다시 만나자.


만약 이런 걸 받아들일 수 없다면
우리는 이만
따로 떨어져
다시 혼자가 되자고.




응응
그러고 싶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한 순간도 이 문제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순간이 없을 정도로
머릿속이 복잡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