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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오늘 하루   deux.
조회: 2846 , 2012-09-16 22:13



작은 다짐을 해 본다.
오늘부터 예쁜 말만 쓴 일기를 하나씩은 쓸 것이다.
예쁜 일기만 쓸 필요는 없지만 아무튼 
'예쁜 말만 쓴' 일기를 적어도 한 편씩은 매일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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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은 주말이어서 집에 있었다.
어제는 엄마랑 같이 미용실에 갔다.
엄마랑 같이 어디를 가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엄마가 요즘 몸을 가꾸는 데에 관심이 많아졌다.
살도 많이 빠졌고.
같이 미용실에 가서 엄마랑, 나랑, 미용사 언니랑
예뻐지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엄마도 여자라는 것이 느껴졌다.
최근 들어 엄마가 밉기만 해서
엄마랑 제대로 얘기도 하지 않았고
일부러 더 신경 안쓰려고 하고 그랬었다.
엄마 힘든 거 신경 쓰려면 나 힘든 거 신경 못 쓰니까
지금껏 그래왔듯 또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더 신경쓸까봐
엄마의 고통을 무시했었다.

엄마도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도 여잔데
남자한테 버림받은 게 얼마나 큰 상처였을까.
엄마도 여잔데
매일 자신이 아닌 딸을 찾는 남편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을까.
엄마도 사람인데
갑자기 지게 된 가장의 책임이 어째서 무겁지 않았을까.


엄마도 힘드니까.
엄마도 갑자기 가장이 된 거니까.
엄마도 힘들 거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뭐 대단한 걸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간만에 예전처럼 같이 미용실에 가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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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족들이 전부 다 집에 있었다.
한동안은 내가 하루 종일 방에만 박혀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나가서 TV를 보았다.
뭐 대단한 걸 하지는 않더라도
나가서 같이 TV를 보니
방에 혼자 있을 때보다는 덜 외로웠다.
그동안 내가 외로웠던 게
하도 혼자 있어서 그Ž‡던 것 같다.

저녁 때에는 
이모부네 식구들이 와서 
족발을 같이 먹었다.
오랜만에 북적북적대는 게 참 좋았다.
족발도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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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사람 냄새가 난다.
가족들이 이렇게나 많으니까
같이 살아야지.
나 혼자 살지 말고.


엄마한테 마음을 다시 열어야지.
아르바이트비가 나오면
엄마랑 어디라도 가고 싶다.
뭐 멀리는 못 가더라도
하루라도 밥 먹구, 카페 가서 얘기도 하고
데이트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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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요 며칠 간 계속 인형을 끌어안고 다녀야 마음이 편했는데
지금은 인형이 없어도 마음이 괜찮다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