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
  hit : 198 , 2002-01-04 00:00 (금)
무엇 하나, 아직 시작한 것이 없다.
작심 삼일 ?
아직 작심조차 안하고 지나버린 1월 하고도 3일이다.
시간이 또 이렇게 나보다 앞서 지나가는 걸 보니,
다소 분해진다.
사실 면목의 여부로 치자면 분해할 건덕지도 없지만 서도...

분하다고 또 반복하는 것은, 절대 건설적이지 않는,
먹기와 자기,,,
한심하다. 모두 본능의 언저리 아닌가...


오늘은 연초 교수님과의 모임, 그리고 석사 모임이 있는...
모든 것이 이제는 제대로의 템포로 작동되기 시작해야 하는.그런 날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러기로 했던 날이었다.
하지만 난 다...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참 멋진 신입의 자세다.

뉴스에서는 오늘, 올 겨울 최대의 한파였다고,
얼어 죽어 둥둥 떠오른 양식장의 연어들을 쉴세없이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소식이 어떻게 핑계가 되겠냐.
추워서 사람이 길에 없었다라는 말은 없으니,
그리고 나 아닌 모든 사람들은 다 제자리에 있었던 ,,,
그렇게 변함없는 남들에게는 하루였다는 것인데.

참 기다려온 이 시작을 나, 왜 이렇게 더뎌하고 있는건지.
사실, 머리로만으로는 이해가 안가고도 남는다.

해야할 일이 투성이다.
작은 사사로운 일들이 태산이라 더 엄두가 나지 않는 건가.
결심해야 할 일도 투성이다.
또 유치하게 벽 어딘가에, 번호 붙인 결심거리를 써서 붙여 놓아야 하는 걸까.

다시 3월을 나의 시작으로 만드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올라가야 할 계단이 하나가 아닌 것 같이 보인다.
게임에서 한 단계를 넘어갈 때 마다 잠시 노래가 나오고 자막이 나오듯,,,
나는 잠시 숨을 가다듬고 계단을 한 세칸 이상은 올라가야 할 것 같다.
번지점프를 하기 전 고지에 선 사람들의 망설임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난 지금 이 시작이 얼마나 부담스러울 만큼 중요한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경직되리만큼,,,더뎌하는 거고,
결국 내가 한다는 것은, 누운 채로 현실회피의 꿈 꾸기...

말이 많지 않고,
-특히 나를 위한 설명들로 구구절절하지 않는 나이고 싶다.

부지런한 나, 능동적인 나.
결국 언제나 세세한 목표 10가지라도 다 총괄하게 되는
궁극적으로 내가 올라야 할 고지,

손가락이 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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