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
  hit : 337 , 2000-10-23 16:46 (월)
내 마음에도 계절이 있어

바람 불면 쓸쓸한 잎을 떨어뜨리고

작은 오솔길 따라 걸어간

오랜 전 누군가를 그리워 하기도 하지

단단한 공처럼 차가운 공기

여린 호흡을 얼어 붙게 하는 한 밤의 서리

그리워도 그리워도 여름은 지나갔으니

이제 침묵같은 그리움만 남았는데

그대가 내 마음에 남긴 이 길도

언젠가는 바람에 흩어지겠지

공중을 헤매이는 쓸쓸한 잎들도
  
가을가면 흔적없이 사라지겠지.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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