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미정
  hit : 362 , 2000-08-25 14:33 (금)
상실의 시대(원제:노르웨이의 숲)

아무 하는 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4학년 여름이 가고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들.

"오래 전, 내가 아직 젊고 그 기억이 훨씬 선명했던 무렵 나는 그녀에 관해서 글을 써보려고 시도한 적이 몇 번인가 있엇다. 하지만 그때엔 단 한 줄도 쓸 수가 없었다. 첫 한 줄만 나와 준다면 그 다음은 무엇이든 술술 써질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 한 줄이 아무리 애써도 나와주지 않았던 것이다. 모든 것이 너무나 선명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너무나 선명한 지도가, 선명함이 지나쳐 때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 안다. 결국에는-하고 나는 생각한다-글이라는 불완전한 그릇에 담을 수있는 것은 , 불완전한 기억이나 불완전한 상념밖엔 없다는 것을."      
'상실의 시대' 본문 중

그녀에 대한 기억이 내 안에서 희미해져 가면 갈 수록 나는 보다 더 깊이 그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겠지......

아무 생각 없이 늦게서나 일어나 책을 읽는다.

혹시 모르겠다. 그녀가 이 글을 읽게 될지? 하지만 이 글을 통해 나를 기억해내지는 못 할 것이다.
아직은 서로가 너무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을 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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