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란거..이렇게 쉽구나.   미정
 너무 맑아서 싫다. hit : 629 , 2002-08-28 14:50 (수)
네가 헤어지자 한 날, 그다음날 새벽 난 여기에 글을 쓰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었는데.
정말 얼마나 많이 울었었는데.

강타의 슬픈 목소리가 귓가에 흐르는 지금...이런 글을 쓰면서도
난 울지 않아.
배가 고프다는 것도 느껴.
며칠만에 처음으로 느껴 본다.
너를 떠올려도 보고싶거나 슬프지 않아. 아주 조금..그립기는 하지만,
지금은 너를 조금씩 경멸하게 돼 가고 있는것 같다.
뭐라고 하지는 마. 한번 헤어진거, 내가 어떻게 지내든 상관 없잖니.

이별이 이렇게 쉽구나.
어떤 사람과 지냈던 시간들, 비록 1년도 채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그 시간들이 얼만데...
이렇게 그냥 흩어져버리는구나.
곧...내게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 그냥 덤덤한 추억이 되겠지.
비록, 너의 이름은...아무리 내가 너를 경멸하고 미워하고 증오하게 돼도,
아니 네게 무관심하게 된다고 해도, 영원히 첫사랑이겠지만.

누구도 내 슬픔에 제대로 공감해 주고 있지 않아. 알고 있니?
그래서 네가 부러워. 너한테는 J가 있잖아.
그렇다고 내게 제일 소중한 친구인 S가 내 슬픔에 같이 울어주지 않는다는 소리는 아니야.
단지...우리는 여자고, 매일 돌아다니고 바쁜 너 같은 타입인 S는 하루종일 내 곁에
있어준다거나 밤새워 나와 같이 울어준다거나 할 수 없을 뿐이야.
내 걱정해주고 있고...하루에 한번씩 꼭 전화하더라구. 나 괜찮은가...후후. 고맙지.
하지만 웬지 억울하다. 아무도 내가 이렇게 슬픈 것을 알지 못하니까.
그래서 안 슬퍼하기로 마음 먹었어. 아니, 모두에게 내가 실연당한걸 알리고 다닐거야.
하지만 절대로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을 거야. 술도 마시지 않을거야.
내가 술 마실만한 친구들이...이번에 모두 반수를 결심했더라구. 그러니 마실 사람도 없지.
내년이 돼서...너 군대갈 때 쯤, (체중미달로 면제라면 널 정말 경멸하게 되겠지)
내가 얼마나 변해 있을지...그 생각에 하루를 보낸다.
지금과는 분명히 달라져 있을거야. 매일 내가 하는 운동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고.

이제 넌 나를 사랑하지 않지.
내 생각...하지도 않겠지.
서운한건 아니야. 헤어졌는데 당연하지.
하지만 가능하다면 네가 많이 힘들어 했음 좋겠다. 아주 많이.
후훗...나 이렇게 못된 모습 보이는거 처음이지?
네 덕분에, 이제 다음 사람에게는 그렇게 많이 마음 주지 않게 됐으니까.
남자란 사람들 믿지도 않으니까...그정도 선물은 해야지.

여전히 책은 손에 잡히지 않아서, 아직 공부 잘 하지 못하지만,
곧 하고 말꺼다. 아무 감정의 동요도 보이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날이 올거야.

사랑이란게 이렇게 허무하고, 이별이란게 이렇게 쉽다는걸 가르쳐 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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