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
  hit : 2350 , 2010-06-17 01:38 (목)


초등학교 2학년때 인 것 같다.

신장이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오빠는
엄마의 신장을 이식 받기위해 모자가 함께 병원에서 지냈다

아빠는 돈을 벌러 나가야했고
나는 큰집으로 보내졌다

그때에 철이 없던 나는 큰집에 가면 있을 진수성찬 음식들에 들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처음엔 잘 챙겨주시던 큰엄마 아빠도 나중에 나이어린 내 투정에 지치셨는지
일어나면 라면달라 라면달라 하는 내 투정에 컵라면을 한박스를 사다 놓으셨고
일어나면 큰엄마 혼자있는 집에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다 먹는 생활을 2주를 했다

그 때 라면을 보고 오바이트를 실컷 하고는 한동안 라면을 거들떠 보지도 않던 기억이난다.


정말 기억하기 싫은 또 한가지의 기억.

방학 내내 큰댁에 있으면서 혼자가 됬단 생각에
밖엔 나가지도 않고 계속 방안에서 혼자 있던 그 때.

아빠가 잠시 큰댁에 들렸었다
큰엄마께 할말이 있던건지 나를 보러온건지 이유는 모른다

그 때 아빠가 얼마나 반갑던지
아빠손을 꼭 붙잡고 고목나무에 매미처럼 붙어있다가
30분가량 지났을까
아빠가 이제 가봐야겠단 그 한마디에
미친듯 울었다
가지말라고 가지말라고 정말 숨이 넘어갈 정도로 울었던 것 같다

아빠는 가셨고 방안에서 떠나는 아빠 차를 보며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아빠 모습, 내 모습, 어떤 환경이였는지 확실히 기억나는건 없으나
그때의 가슴아팠던 그.. 그 느낌이 아직도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

몇 년이 지난 후 에도 그때의 기억은 지워지지않아서
생각하면 눈물이 절로 나곤 했었다

그리고 오늘
직장때문에 타지나와 생활한지 1년째

야간근무를 마치고 실컷 잠에 빠져있는데 아빠에게 전화가왔다
아빠는 자고 있냐고 이쪽에 볼일이 있어 왔는데 그냥 가야겠다고 자라며 부랴부랴 전화를 끈었고
전화를 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갑자기 아빠가 너무나 보고싶었다

다시 전화를 하니 아빠는 아직 근처에 계셨고
감자탕을 사달라고 쫄라 아빠를 만났다

아빠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눴고
아빠는 내 이야기를 계속 들어주시다가는
집에서 출퇴근가능한 직장을 구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만 하셨다

이야기가 끝나고 아빠는 내 자취방 근처에있는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사주시고는 얼른 올라가서 쉬다 출근하라고 봉지를 쥐어주시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질것만 같았다
그 때 그 어렸을적 느꼈던, 다신 느끼고싶지 않았던 그때 그 느낌이 또 들었다
부랴부랴 운전조심하라고 대충 인사하고는 계단을 오르는데
또 눈물이 쏟아졌다
아.. 요즘 정말 예민한가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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