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버전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李하나
 이게 나란다.   deux.
조회: 2752 , 2012-12-09 12:12


나는
사랑을 하고 있는 중은 아니다.
다만
사랑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
.

사랑이 무엇인지.



대체 너는 나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관데
나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건지.
사랑한다, 
는 말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그 감정상태는 도대체 어디쯤인 것인지.

그것을 느껴보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는 
어떻게 지내는 것인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대하는 것인지


너를 보며 배우고 있다.




.
.


솔직히 말해 
나는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다.
나는 그저
겁에 질린 한 마리 동물일 뿐.

정말이지
나는 단지 
겁에 질려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너를 피해 도망가지 않는 것조차
내게는 노력임을.
내게는 본능을 거스르는
하루하루 본능과 대화를 나누며
의견을 조율해야만 하는
그런 고행임을.


그렇게 겁에 질린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겠니.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다만 
너를 
피하지 않는 것 뿐이다.
정말로
그게 나의 최선이다.

모든 것을 피하고 외면하며
나 자신을 지켜왔던 내가
나를 사랑해주는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나로서의 최선.



나는 너를 버리지도 않을 것이고
내 발로 너를 떠나지도 않을 것이다.
네가 아무리 무서워도
네가 아무리 겁나도
나는 네 곁에 주저앉아 
두려움에 가득찬 눈으로
너의 손길을 받을 것이다.


너를 두려워하는 것은
오로지 내 마음의 작용일 뿐이라는 것을
직시하고 있기에.





그러나 그 이상은 내게 무리다.
미안,
한 감정을 느끼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정말이지
지금 이 순간도
너를 피해 내 속으로 숨어버리고만 싶다.



.
.


그러나 나는 네가 좋다.
너와 함께 있는 시간들이 좋고
네가 나에게 해주는 것들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
어찌되었든
우리가 함께하는 지금이
나는 좋아.


비틀대고 있지만
결코 최선의 연애
최고의 연애는 아닐 지 모르겠지만.




나의 첫 연애.
나의 첫 남자친구.



피하지 않는다.
도망치지 않는다.
숨지 않는다.


나를 노출시킨다.



그래도 나는
괜찮으니까.
알아 알아.
알려고 노력하고 있어.
내가 안전하다는 것을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어.
금방 되지는 않을 거야.
기다려줄래.



좀 오래 걸릴 거야.
한 20년 쯤 걸릴 수도 있어.
하지만 나는 기다릴 거란다.
죽을 때까지도 나는 나를 기다릴 거란다.


그러니 너도 내 인생을 이해해주렴.
나라는 사람을 이해해주렴.
이게 나란다.

이렇게 상처받고 겁많고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랑받을 줄도 모르고
사랑할 줄도 모르고
두려움만 가득찬 내가


바로 나란다.
그게 바로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란다.
너는 이런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거야.





백지...   12.12.09

사랑은 본인이 이게사랑이구나! 하고생각하면 사랑인것같아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