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7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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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렷... 경례." "반갑습니다." "어 그래. 근데 은하야. 너 요즘 얼굴이 왜 그러냐?" "네...?" "얼굴이 영 멀쓱한게.. 우리 반장이 애인이라도 생겼나?" "하하하~" 아무것도 모르고 농담을 건내는 담임선생님..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웃어대는 친구들.. 어제 아빠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서 부띠끄에서 뛰어나온 뒤 고모집으로 갔습니다. 우리 집 앞까지 갔지만.. 차에서 내려 절 찾는 듯한 아빠를 보긴 봤지만.. 옆에 앉아있는 엄마... 때문에... 고모는 울면서 들어온 절 보시더니 아빠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리곤 저희 집에 가서 제 교복을 들고 왔습니다. "아빠가 오늘은 여기서 자라고 그러신다." 그리고 고모에게 또 새로운 사실을 듣게 됐습니다. 엄마와 고모가 타고 있는 자전거.. 그 자전거 바구니에 앉아있던 갓난아기들.. "사실은 고모가 태운 애가 은석이야." 분명히 나한테는 내 사촌 지현이라고 했으면서 어쩜 어른들은 거짓말을 이렇게 잘하는건지 정말 화가나고 답답했습니다. "자 그럼 오늘 조례마친다." "차렷. 경..." "아, 됐다. 인사는 됐고 은하 너 몸에 신경 좀 써라. 자 그럼 1교시 수업 열심히 해라." "네~" 절 걱정해 주시는 담임선생님이 감사했습니다. "은하야 너 진짜 살이 더 빠진 것 같다." "비결이 뭐야?" "은하야~ 말 좀 해봐." "............." 입을 열면 아까부터 참고 있던 눈물이 쏟아질까봐 전 입을 꼭 다문채 창문만 쳐다봤습니다. '쾅!' 그 때 아주 세차게 뒷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발걸음 소리가 점점 다가왔습니다. 누군지 알고싶지 않았지만 수근대는 친구들 덕에 알게 됐습니다. "유은하.. 너 알지.. 알고 있지.." "........." 그 아인 앉아서 말없이 창문만 보고 있던 절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의 손에 잡힌 어깨가 아팠습니다. "너희 아빠랑.. 우리 엄마.. 재혼하신데. 그게 말이 돼?" "............." "나한텐 돌아가신 아버지가 있고 너한텐 돌아가신 어머니가 있는데.. 근데 두분이 재혼하신다... 넌 뭐 알고 있었지? 그래서 나한테 계속 접 근했던 거지? 말해봐 유은하!" 이 아이.. 아무 것도 모르는 듯 했습니다... "유은하! 제발 말 좀..." "너.. 잘못말했어." "뭐?" "나한텐 돌아가신 엄마도 없구... 너한텐 돌아가신 아버지도 않계셔.." "너.. 무슨 말 하는거야?" "너 생일 7월 7일이지?" ".......은하야..." "나.. 생일 7월 7일이야.." ".............." "아직도 모르겠어? 너하고 난 같은 엄마 아빠를 가지고 있어. 두 분은 이제 만나서 재혼하시는게 아니라.. 원래 부부셨다구.." "그러니까...... 너랑 내가.... 남매..?" "그래! 그것도 쌍둥이남매라구!" 제 어깨를 꽉 쥐고 있던 그 아이의 손이 스르르 풀렸습니다. 전 아까부터 참고 있던 눈물을 결국 쏟았습니다. 갑자기 그 아이의 손이 제 팔을 잡아당깁니다. 그리고는 학교 밖으로 나갑니다. "은석아! 어디 가려고 그래?" 그 아인 대답 없이 택시를 잡았습니다. "은석아.. 이런다고 뭐가 달라져..." "내가 직접 확인해야겠어." "은석아.. " "아저씨! 빨리 좀 가주세요." 결국 택시는 또 다시 그 곳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두번이나 뛰쳐나왔던.. 그 곳.. "은석아.. 우리 다시 학교로 가자. 어?" 그러나 이미 난 그의 손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은석.... 은하야..." 엄마의 목소리...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빠도 계셨습니다. "마침 잘됐네요. 두분이 같이계셔서. 엄마. 말해봐요. 은하 말이 사실이예요?" "은석아..." "사실이냐구요? 내 아버지가 저 아저씨라면서요? 말해봐요!" 엄마는 눈물만 흘리셨습니다. 그 때 뒷편에서 말 없이 서 있던 아빠가 천천히 걸어오셨습니다. "은석아. 은하야. 우리는 이제 한가족이 될꺼다. 너무 늦은거 알지만.. 원래 이렇게 했어야되는거지만.. 나랑 너희 엄마가 너무 어리석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만들어가자." "............." 은석인 아무 말 없이 서 있다가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아빠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습니다. 엄마는 계속 눈물을 흘리시며 저에게 다가오려했습니다. "은하야.....이리와.." "아뇨.. 은석이 따라갈래요.." 전 뛰어나갔습니다. 엄마도 아닌..... 아빠도 아닌..... 은석이를 택했습니다.. "은석아!" 저 앞에서 걷고 있는 은석이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전 뛰어갔습니다. "은석아... 하..하.." 긴다리의 은석을 따라잡으려니 숨이 찼습니다. 겨우 따라잡아 은석의 앞에 섰습니다. "은석아..." "너.. 이제 어떡할래?" 그 아인 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습니다. "너 나 좋아하잖아.. 이제 어떡할래.." "모르겠어.. 모르겠어.." 또 눈물이 쏟아집니다. 이번엔 아주.. 홍수수준입니다. "가만히 보니까.. 너 엄마랑 많이 닮았다. 잘 울고.. 덜렁대고.. 이쁘고..... 착하고......"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은석의 눈에도 눈물방울이 맺혔습니다. 그 아인 애써 감추려는 듯 고개를 하늘을 향해 들었습니다. "아~ 은하야.. 오늘따라 공기가 맛있다. 어렸을 때는 우리둘이 같은 공기 마시면서 자랐겠네.... 남매였으니까..." "은석아...... 아!" 갑자기 그 아인 있는 힘껏 절 안았습니다. "넌 어떨지 몰라도.. 난 못 참아. 엄마가 아닌.. 내가 처음으로 마음 열어본 사람이 넌데.. 많이 좋아한단 말이야. 그래서 포기 못하겠어. 유은하.. 넌 나 포기할 수 있어..? 그래?" "아니... 너 많이 좋아해. 근데.. 아빠엄마도.. " 눈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호흡이 가빠져서... 말을 이을 수 없었습니다. 그 아인 제 몸을 감싸고 있던 팔을 천천히 풀었습니다. 그리곤 절 쳐다봤습니다. 저도 쳐다봤습니다. 아주 천천히.... 그 아이의 얼굴이 제 얼굴로 다가왔습니다. 전 눈을 감았습니다. 어느새 제 얼굴로 그 아이의 입김이 느껴집니다. 제 귀에는 그 아이의 미세한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시끄러운 차소리와 웅성대는 사람들의 소리는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그러나.. 입술은 닿지 않았습니다. 제가 눈을 떴을 때.. 그 아인 자신의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 있었습니다. 아빠가 괴로울 때하는 버릇.. 은석이도..... 아빠를 많이 닮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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