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집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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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늘 시집을 사곤 했었다. 그리고 여백이 많은 그 시집에 줄을 그으시며 보셨다. 엄마가 계시지 않는 한적한 오후에.. 난 그 시집들을 뒤적거려 보았다. 엄마의 체취가 느껴보고 싶기도 했지만.. 도대체 시를 왜 읽는지가 도통 궁금했기 때문에.. "사람은 혼자일 수 밖에 없다" "혼자하는 사랑은 아름답다.." 엄마의 흔적들이 이런 구절에 집중되어 있었다. 왜 갑자기 슬픈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왜 혼자라고 생각하셨을까.. 하지만.. 이젠.. 스물한살이 되어.. 그제서야 난 이해가 조금 되는 것 같다. 세상은 홀로 살아가는 것은 ..진리였고.. 난 그것을 늦게 알았을 뿐이다. 엄마는 다만.. 외로움이 ..홀로 있음이 힘들어 시집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왜 우린 서로를 감싸줄 수 없는 것일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왜 그것을 진심으로 느낄 수 없는 걸까.. 감싸주고 싶은 사람들은 날 기다려주지 않고 떠나버린다. 아니..내가 너무 어리석어 늦게서야 그 아름다움을 친숙함을 사랑함을 느낀다. 이젠 엄마를 감싸주고 싶다.. 나의 아빠 또한.. 당신들이 나로 인해 세파의 물결을 힘들어 하셨고.. 이젠 내 차례이다. 이 두 팔로 두 분을 조금 더 감싸드리고 싶다. 내 체온이 느껴지도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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