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보면 우스워질 글..   미정
 황사가 꿈틀대는 날씨다 . hit : 168 , 2002-03-22 00:46 (금)
황사가 심하다 ..
그래서 목이 따끔거리고.. 갑자기 그리운 이들이 너무 많이 생각났다.
내가 잃어버린 소중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기억해야할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

이 나이에 무슨 청승을 이리도 떨어야 하는지 정말..스스로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이렇게 하늘이 노랗게 뜬 날은 하늘이 나에게 노한 것 같아..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잠도 오질 않는다.

낮잠을 괜히 잤나보다. 물론 계획하고 자는 나는 아니지만...-_-

기분도 가라앉았다.

정말 내 인생에 즐거운 일은 없는것일까..

한 수녀가 이런 소릴 했다.

인생은 즐겁게 살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란다.
통찰력도 지녀야 하고.. 수녀를 생각하라는 소리도 빼먹지 않았다.

즐겁게 살기 위해 내가 노력해 얻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귀찮다.

...

어느 서늘한  오후.. 신선한.. 약간은 비릿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해변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 나를 그려본다.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이렇게 누렇게 뜬 하늘 아래도 아니고..
내일이 1교시라는 사실에 문득.. 일찍 자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해야할 것은 해변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들고 산책하고 여유를 즐겨야 하는건데..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 것일까..

물론 모범적인 생각과 도덕적인 행동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그런 소리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감정의 절제..가 필요한 것 아니겠냐고..
자신 또한 무한한 욕구와 본능을 참으며 살아가고 있노라고...
너 또한 감내해야 할 것은 의무적으로 주어졌고 당연히 지켜야 한다고..


잡소리 집어치워!
난 이렇게 대꾸할지도 모른다. -_-;

내가 무슨 꿈을 지니고 살았었는지 가물가물하다.
누군가 날 쇠뇌 시켰는지도 모른다.
-너에겐 꿈이란 없어. 다들 그렇게 살아가잖니.. ...
    
지금 난 그렇게 (비록 쇠뇌되었다 할지라도)
평범이 아름답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하루를 보냈고 내일을 보낼 것이다.
이 공평한 하늘 아래 남들과 약간은 다른 특이한 이들은..
어느새 자신도 알 수 없는 사이 날개를 달아..
행복해졌을지도 모른다..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
재밌어지고 싶다.
상대적인 빈곤에 남들과 경쟁하며 피곤해하며..
난 그렇게 또다른 평범한 이의 삶을 베끼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내일은 황사가 저멀리.. 날아가 버렸음 좋겠다.
나 아닌 또다른 사람이 아프길 바라지도 않으니..차라리 황사라는 게 우주로..아니
원래 없었다는 듯.. 그 본래 자리로 되돌아가길 ..간절히(제발!) 바란다.

모래가 입 속에 씹히는 이 느낌 정말 싫다.

아멘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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