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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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오래간만에 엘범을 들추었다. 그것도 일반앨범이 아닌 추억록이다. 개구리 색상의 추억록, 제대하고 한두번 봤나? 겉 표지에 짙게 앉은 먼지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30개월간의 추억들이 담겨졌있는 추억들, 기분이 되게 이상했다. 입영열차에 올랐던 기억부터 시작해서 제대버스에 몸을 맡겼던 순간의 시간이 \"휙\"하고 지나간다. 마치 흥분제를 먹은 듯한, 아니면 고등학교 때 시험전의 바로 몇분전의 기분이라고 할까? 한장 한장,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넘기면서 기분이 묘하다. 89년 겨울,,, \"박어!\" \"개 새끼 같은 놈들 빠져가지고...... 눈내리는 연병장에서 계속 되는 얼차레와 수없이 날어오는 구타 그 모든것이 생생하다. 그래도 그것이 그립구나. ... 하늘이 울어야만 사나이가 운다던데 그까지 마음변한 여자 때문에 청춘이 만리같은 새파란 사나이가 울긴 왜 울어...왜 운단 말이야 이 못난 자식아 ..익숙한 노래소리가 들리듯 한다. 그래도 그 때가 좋았는데. 자끄만 눈물이 나는듯 싶다. 김병장님도 보고싶고, 따뜻한 빼치카도 느껴지고, 건빵과 비상식량들, 철모와 수통의 냄새들 군번과 군화의 향수들, 이름도 다양한 얼차레들, ... 자꾸 가슴이 메어지는 듯 하다. 철책선 바라보며 고향을 생각했던 초병시절이 마음, 귀신이 나올까봐 너무도 무서워던 그 시간 비오는 날 축구에서 져다고 흙탕물에서 기고 또 기어던 기억들, 치약두껑에다 머리를 박았던 기억들, 유격에서 있었던 많은 기억들 .... 나도 이젠 늙었나? 왜 자꾸 지난 시간들이 기억나지. 웃음과 함께 눈물이 난다. 허허 하하가 아닌 마음의 알수 없는 눈물이 ... 바람이 많이 분다. 김병장님, 정상병, 모두가 보고싶다. 모두가 건강한지? 모구가 잘있는지 궁금하다. 모두들 건강해요. 필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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